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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_REVIEW]

#다큐멘터리의 윤리와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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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의 윤리와 의무

다큐멘터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감독과 등장인물 사이에 생기는 성실성, 제약, 이해 관계 등이 때로는 감독을 난처하고 도덕적인 진퇴 양난에 빠지게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한 딜레마는 창작 과정과 분리될 수 없다.

다 큐멘터리 감독은 배우들에게 돈을 주는 극영화 감독과는 달리 참여자에게 재정적인 대가를 제공하기 어렵고, 도덕적인 의무를 다했다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을 수도 없다. 하지만 대중에게 공개되는 다큐는 누군가의 인생에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피해를 줄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등장인물에 다가가기

다큐멘터리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험을 두려워한다. 다큐멘터리가 상영됏을 경우 그들에게 생기는 곤란한 일들의 일반적인 목록을 쭉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군가를 비판하게 되는 추적 다큐멘터리의 경우는 다르다. 만약 등장인물 중 누군가가 곤경에 빠진다고 판단한다면 해당 인물과 함께 그런 가능성을 진지하게 의논해야 한다. 특히 대중에게 노출되는 상황에 익숙치 않은 사람에게도 더욱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 물론 결과가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영화도 많다. 그럴 때면 등장인물들의 걱정이 근거없는 불안임을 설득해야 한다.

다큐멘터리 감독이라는 직업은 등장인물들의 자발적인 협조라는 미덕 때문에 생존할 수 있으며 감독은 참여자들을 불필요하게 착취하는 일을 항상 조심히해야 할 것이다. 그 최소한의 기준은 이 세상에서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 무엇을 찍을 것이며 그 대가가 얼마만큼인지를, 그리고 과연 희생할 가치가 있는지를 언제나 고려하는 것이다.


촬영 과정의 윤리

감독의 존재는 사건을 변화시킬 수 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사전준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변화가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다큐멘터리 감독은 영화에 참여할 인물을 사려깊게 선택해야 한다. 등장인물을 잘못 선택하면 감독은 촬영중에 저항하고, 사실을 왜곡하고, 심지어 작업 과정을 조작하는 사람 때문에 혼란에 빠지게 된다.
특히 인터뷰에는 윤리적 책임이 뒤따른다. 자신은 올바른 일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믿는 감독의 긴장감 넘치는 도전은 순식간에 인터뷰 상대방을 궁지에 몰아 넣는 속임수가 될 수도 있다. 또한 변화를 야기시키는 것에 대한 윤리적 책임도 있다. 다큐는 단지 대중에게 상영한다는 행위만으로도 등장인물의 인생과 타인의 삶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 그러한 결과는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감독도 모르는 사이에 발생한다. 작업초반에 출연자는 상영 가능한 것과 하고 싶지 않은 장면을 분명히 밝힌다. 이는 연출가들은 하나같이 작품의 책임감을 가지고 고민하고 토론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늘 원칙적인 충고보다는 결정에 필요한 실질적인 협조를 원한다.

편집과정의 윤리

편집 단계엔 모호한 관례들이 많다. 감독이 무심코 저지르는 일 중의 하나는 출처가 분명하고 믿을 만한 자료들 틈에 작위적으로 연출했거나 재구성한 장면을 끼워 넣는 실수이다. 관객이 그 장면을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심이 들면 해설이나 자막으로 장면의 출처를 밝혀야 한다. 또한 편집으로 인한 문맥 왜곡도 명심해야 한다. 때로는 관계없는 사건이나 증언을 교차 편집해서 거짓된 의미를 만들 수 잇기 때문이다.
증거는 의견보다 설득력이 높다. 다큐멘터리는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사실을 꿰어 맞추는 경우보다 자연스러운 생활 속에서 주장이 생겨날 때 더욱 효과적이다.


공개 상영과 윤리

편 집과정이란 감독과 등장인물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상호작용이라고 동의한다면, 등장인물이 필름을 거부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해야 한다. 이는 감독은 등장인물이 어떤 권리를 갖고 있고, 어떤 권리는 없는가를 분명히 설명한 후 최종 편집판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충고받을 자세가 되어 있다면, 그 점 또한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낫다. 영화를 공개적으로 상영하기 전에 감독과 등장인물을 곤란에 빠뜨릴 상황에 대비해 법적인 대비책을 점검하는 일도 중요하다. 공개 상영 후 영화의 비판적인 내용 때문에 어떤 관객은 심하게 반발할 수 있다. 감독은 이런 경우까지도 고려해서 그 관객이 자기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조롱거리가 되지 않도록 사전에 접촉해야 한다.

다큐멘터리 철학과 의무

다큐멘터리 철학은 불가피한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 인간적인 소재가 감독과 카메라를 위해 적응하느냐, 아니면 감독의 주장에 상관없이 관객이 영화와 진실의 관계를 추적해 가느냐. 이 두가지 중 어떤 입장에 서느냐는 상관없다. 어떤 경우에도 감독은 현실을 기록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정당화시켜야 하고, 관객이 제작진을 신뢰하고 따르게 만들어야 한다. 제작 과정의 복잡한 관계가 진실에 영향을 미친다면 감독은 그 복잡성을 관객에게 들어내야 한다. 그 방법은 암시적이어도 좋고, 확실성과 진실을 손상시키지 않는다면 직접적이어도 상관없다. 그 어떤 예술보다도 다큐는 삶에서 도망갈 수 없다. 삶 속에서 움직여야만 하고, 의식적으로 EH한 성실하게 삶의 결과와 함께 살아갈 때 다큐멘터리는 탄생한다. 카메라가 작동하기 전까지는 현실 속의 많은 논쟁들과 속성들이 의식되지 않고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그렇게 때문에 감독은 일단 영화가 시작되면 모든 책임과 비평에 대해 책임을 질 각오를 가져야 하고, 현실을 해석했다는 이유로 공격당할 경우 표현의 자유를 위해 열정적으로 토론 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감독의 작업은 과학적인 것도 아니도 객관적인 것도 아니다. 하지만, 자이를 과시하려는 욕망을 억제하고 자신의 뿌리 깊은 경험을 자아의 밖에서 찾으려는 노력이 있어야만 우리는 보편적인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